가을 장마와 함께 찾아온 9월. 비가 그치니 하늘은 파래지고 구름은 높아지는 완연한 가을이 왔습니다. 서울집시 양조장의 첫 맥주 출시 소식은 이미 들으셨을텐데요. 서울 컨츄리 라거에 담긴 서울집시의 양조 필로소피와 과정을 소개합니다!
Farmhouse는 서울집시가 맥주에 있어 추구하는 일종의 필로소피입니다. Farmhouse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농부들이 농사를 짓고 남는 재료들로 직접 담궈먹던 농주같은 개념이에요. (우리나라에 막걸리가 있다면 벨기에 농부들은 맥주를!)
노동주에서 출발한 술이기에 서울집시가 생각한 Farmhouse 맥주는 1)쉽게 마실 수 있는 음용성과 2)로컬 재료를 사용하고 3)Rustic해도 각 양조장의 개성이 느껴지는 맥주라고 해석했습니다. 집집마다 손맛을 담아 개성있게 만들어 내는 Farmhouse 맥주. 이 필로소피를 추구하는 서울집시가 '라거'를 서울집시스럽게 풀어내보았습니다.
로컬 재료인 경북에서 재배한 옥수수와 라거에는 잘 쓰이지 않지만 서울집시만의 캐릭터를 더하기 위해 국산 귀리를 활용했어요. 원하는 파쇄 정도를 맞추기 위해 강냉이도 귀리도 밀링기 테스트를 거칩니다.
메인 부재료로는 여름을 담은 제철 재료 '청귤'을 이용했습니다. 제주에서 8월에서 9월 중순까지만 얻을 수 있는 주황색 귤이 되기 전의 어린 귤! 같은 시트러스 과일인 레몬/라임보다는 덜 자극적이고 부드러운 신 맛이 한국적인 소박함과 은은함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맥주에서 시트러스 과일 계열을 사용할때는 주로 껍질과 즙만 사용하지만, 직접 청귤을 먹어보니 전체를 같이 씹었을 때 주는 풋풋하고 홉과 다른 레이어의 비터가 매력있어서 이 맛을 맥주에 담기 위해 일일히 얇게 슬라이스 한 후 으깨어 넣었습니다. (슬라이스하다가 칼질이 늘었어요..)
키 큰 연예인들만 할 수 있다는 매너다리. 규태 쉐프도 청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