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호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날씨가 선선해졌습니다. 왜냐면 8월 말이기 때문이죠(ㅋㅋ) 날씨가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맥주를 마시는 우리지만, 진짜 황금의 날씨에는 맥주 앞에 더 부지런해져야죠. 좋은 날씨를 기념해 이번호에는 서울집시의 두번째 바틀 릴리즈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바로 보시죠!
푸더를 집으로 삼아, 씨간장처럼 대대손손 살고있는 서울집시의 house 효모들이 만들어내는 ‘씨앗맥주’ 여기에 다양한 한국의 과일을 더해 계절의 변주를 주고있는데요. 작년 7월부터 양조를 시작해 꼬박 1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소개하게 된 ‘씨앗 Alexandria 2021’ (애칭은 Alex❤️)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
봄에 선보였던 MBA가 적포도였다면, 이번 Alexandria는 청포도입니다. Muscat of Alexandria 품종은 고대포도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아주아주 오래된 품종이자 유전자 변형이 거의 되지 않은 포도이기도 한데요.
클레오파트라도 마셨다는 썰(?)이 있을 정도로 유서가 깊은 품종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역에서는 zibibbo(지비뽀)라는 이름으로, 와인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특히 알렉산드리아 포도 농사가 정말정말 잘 되었다고 하시는데요. 농부님 말씀으론 이전에도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포도는 다시 만나보기 어려울거라고..! 아주 잘 익은 청포도가 뿜어내는 향수같은 아로마가 이게 척박한 한국 땅에서 기른 포도라고? 싶은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일반적인 와인을 만들때 처럼 포도를 압착하거나 으깨지 않고, 푸더에서 발효한 씨앗 맥주를 더한 후 4개월간 자연 침용해 알렉산드리아 포도에 살고있는 효모들과 씨앗 효모들이 만나 충분히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MBA와 비슷한 시기에 마세레이션을 시작했지만, 알렉산드리아 껍질에 사는 다양한 종류의 효모에게는 숙성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지리산에서 채밀한 아카시아 꿀로 도사주해 병에서 훨씬 오랜 숙성시간을 가졌습니다.
Alexandria 포도가 가진 화려한 캐릭터에, 푸더에서 이미 오래 숙성되어 온 씨앗 맥주가 맛의 복잡성을 더해주어 재미있고 컴플렉스한 맥주가 탄생했습니다. 아카시아나 엘더플라워와 같은 흰 꽃 계열, 옅게 스치는 박하, 꿀, 그리고 브렛의 쿰쿰함이 만드는 버섯 뉘앙스.. 굉장히 섬세하면서도 재미있는 서사를 가진 아름다운 술입니다.
출시를 결정하는 최종 시음 후.. 이런 맥주를 우리가 만들었단 것에 감격해서 서로에게 격려를 하는 두 양조사🤝
3만큼 하면 3이 나오고, 10만큼 하면 10이 나오는 양조업의 특성상, 양조사가 지치지 않고 항상 최대치를 쏟을 수 있게 하는 동력은 이렇게 좋은 맥주가 탄생하는 순간일겁니다. 좋은 씨앗 맥주를 탄생시킨 두 양조사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뭉클했습니다..🙏
두 양조사의 피 땀 눈물, 그리고 특히 농사가 잘 되었던 2021년 알렉산드리아 포도, 그리고 푸더에 내린 효모신의 가호까지.. 여러 3박자가 맞춰진 씨앗 알렉산드리아. 오는 9월 3일 토요일에 인사드립니다!
<aside> 🕑 2022.9.3(토)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종로 서울집시에서 (300병 소진시 조기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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