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떨리지만 또 떨리는 만큼이나 짜릿하죠. 한남동에 새로운 공간이 생겨 집스터 여러분들을 더 가까이,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되어 떨리면서도 짜릿합니다. 서울집시의 시작이었던 2017년 서순라길을 돌이켜보며 초심을 찾는 7월호. 시작합니다.
5년전 여름. 서울집시라는 이름을 먼저 짓고 이 이름에 어울리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복잡하고 큰 서울의 지도를 펼쳐놓고 구석구석 직접 발품 팔기를 3개월..! 벌써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마음이 조급해지던차에 지도만 보고 우연히 이곳 ‘서순라길’을 발견했는데요.
(2017년 6월 로드뷰) 그때 당시만 해도 서순라길이 알려지진 않았을 때여서.. 금속 세공 공장이나 오토바이 배달센터, 급식에 납품하는 야채를 다듬는 공장 등 볼일이 있는 사람만 방문하는 그런 거리였습니다. 그치만 이렇게 보석같이 아름다운 담벼락을 보자마자.. 아 여기다! 싶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상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곳에 인지도도 팬도 하나도 없으면서 무슨 배짱이었지? 싶네요. (젊음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미 계약을 했다고 하니까, 이미 무를 순 없을테니까 응원이라도 해주자 하는 표정들이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서울집시는 전기 회사가 창고로 쓰던 공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1948년도에 지어진 한옥으로, 집시를 시작한 2017년도에 이미 지어진지 65년이 넘은 상태였는데요.
슬레이드 판자로 대충 가려져 있던 천장을 뜯어내고 나니, 숨겨져있던 보석같은 중정 공간이 드러났습니다!
이 느낌이 너무 좋아서, 지붕은 새로 올리되 하늘과 나무가 보이도록 유리 천장으로 마감을 했어요. 1300년대에 만들어진 종묘, 지금까지 거진 천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나무들이 주는 계절감이란..🌳
서순라길의 보석같은 종묘 담벼락 뷰를 즐길 수 있도록, 전면부가 모두 열리는 개방된 큰 창을 만들었어요.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종로집시가 날씨 맛집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