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가오픈을 시작했던 서촌점이 10개월간의 대장정을 거쳐 드디어 정식 오픈을 했습니다. 새로운 가게들이 한 달 새에도 여러 개 생기고 사라지는 빠른 세상에서, 영업손실을 감수하고도 가오픈 기간을 10개월이나 갖는 이런 느린 속도라니.. 서울집시는 늘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느리지만 확실하게, 우리가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힘을 담아. 7월호 시작합니다!
서울집시는 2017년에 시작해 어느덧 햇수로 9년 차가 되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1년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는 세상인데, 저희는 그에 비하면 정말 느리게 성장해 온 것 같습니다. 투자 없이 운영해 온 것도 있고, 퀄리티와 디테일에 집착하는 성향(?)으로서 가맹 방식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죠. 어쩔 수 없는 성격으로(😂) 우리가 A부터 Z까지 직접 컨트롤 하다보니 느릴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2017년 서순라길에서 첫 공사를 시작하던 때)
집시 브루잉으로 시작해 양조장을 만들기까지 5년, 한남과 서촌 매장도 각각 2년씩 걸렸습니다. 하나의 매장을 준비할 때마다 공간도, 음식도, 분위기도, 컨셉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서울집시’라는 이름쓰지만 새로운 매장을 열때마다 사실상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 수준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이번 서촌점은 맥주 재료로 만드는 사워도우 피자를 하다보니 더 긴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왜 가오픈 기간을 10개월이나 가지게 되었는지.. 그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려 합니다.

사워도우에 대해 더 알아갈수록, 맥주와 사워도우는 정말 똑같았습니다. 사소해보이는 선택이 최종 품질에 큰 차이를 만드는 점이 그렇습니다. 맥주를 만들때도 누군가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들, 청소같이 작게 보이는 일도 절대 쉬이하지 않았는데요. 그만큼 사워도우 피자를 만들때에도, 맥주 양조하며 단련한 자세로 모든 공정 하나하나 타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규격화 된, 예측가능한 효모가 아닌 서울집시의 씨앗효모로 발효하다보니 개성있는 맛은 정말 좋지만.. 다루기도 돌보기도 참 어려웠는데요. 지난 10개월동안 추운 겨울, 더운 여름, 봄가을의 날씨를 모두 겪으며, 관찰과 기록을 열심히 한 덕에 저희가 비로소 이 효모친구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온도, 습도 등 외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서울집시 사워도우의 씨앗 스타터의 건강관리를 위해전용 냉장고도 구매했구요.

믹싱 과정에서는 발효 속도를 좌우하는 반죽의 최종 온도를 미세하게 맞추기 위해, 매일 물 온도 x 밀가루 온도 x 실내온도 x 마찰열을 계산해서 = 반죽온도를 맞추고.. (여기가 키친인지 과학실인지🤣)

발효상태에 따라 도우를 펴는 압력 조절은 물론! 피자를 펼때의 온도를 맞추기 위해, 주문이 들어오기 전 미리 냉장고에서 도우를 꺼내 타이밍을 조절하고

적절한 굽기의 조절까지.. 이 모든 과정이 전부 잘 연결되어야 저희가 원하는 결과물이 탄생하는데요. 이 수많은 공정을 한명이 하는게 아니라, 팀원들이 여러명 분업해서 해야하니 같은 이해도와 숙련도를 갖추는게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정식오픈 전에, 그동안 한 분 한 분 설명드리기 어려웠던 사워도우의 과학적인 원리와 디테일한 설명들을 다같이 모여서 교육하는 서울집시 배 <사워도우 워크샵>을 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