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링에선 팬들의 지지를 받아 밑바닥부터 올라온 도전자를 가리켜 언더독이라고 합니다. 서울집시는 지금까지 거대 자본이나 어떠한 투자자도 없이, 많은 친구들의 도움 그리고 여러분들의 지지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요. 아직도 갈 길이 먼 여정들.. 언더독의 자세로 링위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6월호 시작합니다.
한국 맥주가 맛없다는 인식은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요? 원래 개정 전 주세법은 제조원가에 1.1배를 세금으로 내야 했었는데요. 제조 원가가 높아지면, 세금도 같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보니, 좋고 비싼 재료를 많이 써봤자 세금도 더 내고 판매가도 더 높아지고, 마진은 그만큼 떨어지는 이상한 구조였습니다.

그런 배경이 있다보니, 당연히 대기업에서는 제조원가를 줄이는 방향으로 맥주를 만들 수 밖에 없었고, 순수 몰트만이 아닌 몰트와 전분을 배합해 맥주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분을 섞은 맥주는 독일에서는 불법이였고, 일본에서는 몰트 함량에 따라 맥주와 발포주를 나누고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2006년이 되어서야 국내 최초로 all malt 라거(어쩌면 당연한 소리) 맥스가 출시됩니다. 이렇게 한국 맥주 시장도 정상화 되나? 했는데요. 맥스 출시 17년만인 2023년 맥스의 단종을 알렸습니다.

(카스처럼 vs 테슬라)
이윤을 남기는게 존재이유인 기업에서는 이윤이 훨씬 적은, 몰트를 사용한 맥주가 더 많이 팔리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만들 이유가 없겠죠. 결국 시장에서 사람들이 선택해주지 않았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소맥 치맥 피맥 등.. 맥주 자체가 오롯이 혼자 존재할 수 없는 주종으로 인식되다 보니까, 그저 시원함과 강한 탄산감 약간의 알콜 정도면 충분한 어른들의 탄산음료에서 그쳐버린게 아닌가 합니다.

세계 유수의 맥주들의 역사는 최소 100년일 정도로 정말 오래됐습니다. 우리나라 맥주 시장은 100% 몰트로만 만든 최초의 맥주가 등장한지 이제 17년, 제조원가에 따라 세금이 정해지는 이상한 법이 개정된지 이제 10년입니다. 사람들의 인식이나 습관이 바뀌기에는 너무너무 짧은 시간이겠죠. 한국만의 맥주 문화도 시대상을 반영하는 한 축이라고 생각해서 무조건 나쁘다 생각치는 않지만, 시장의 다양성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선택권이 사라졌단 관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서울집시는 한국 사람들이 가진 맥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부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대기업이 17년을 걸려서도 바꾸지 못한 장벽을.. 변방의 진짜 작은 양조장에서 바꾼다는게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아무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언더독으로서 여러분들의 지지와 응원으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하이트진로와는 달리 우린 투자자도 없고, 판매량과 수익성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존재가 없기에 17년보다 더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와 국내 Independent 양조장들의 장수를 빌어주세요🤣
라거는 현시점 세계에서 제일 익숙하고 유명한 맥주입니다. 라거 안마셔본 지구인을 찾아보기 더 어렵지 않을까요? 그정도로요. 하지만 원래 맥주의 기원은 에일이었습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라거 효모를 발견했고, 맥주가 태어난지 수천년이 지나서야 맥주가 신이 아니라 인간의 영역임을 깨달았죠. 정말 유명하고 모두가 아는 맥주이지만, 역사 자체는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은 현대의 술입니다.

에일 효모와 달리 라거 효모는 낮은 온도에서 당분을 많이 먹어치우기 때문에 비교적 당도가 낮고 밝고 청아하고 깔끔한 맛을 가집니다. 부재료를 화려하게 사용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몰트와 물, 효모로만 만들기 때문에 맛있게 만들기가 어렵고 까다로운 스타일이기도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