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집시를 읽다보면 항상 뭔가 계속 만드는 것 같은데.. 그에 비해 출시되는 맥주는 없네? 이런 생각 하신적 없나요? 아무래도 서울집시가 시간이 많이 필요한 맥주들을 좋아하고, 많이 만들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2년전에 만든 맥주를 드디어 2가지나 소개할 수 있어 행복한 6월호. 시작합니다!

오딧세이 IPA #2 탱자를 소개합니다

2024년 처음 선보인 오딧세이 IPA 프로젝트! 홉 생산 종주국이 아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홉의 캐릭터만을 강조하는 IPA가 아닌, 효모와 시간 그리고 Barrel Aging을 통해 IPA를 새로운 각도로 해석해 본 시리즈인데요. 배럴에 숙성한 IPA에 한국 과일 ‘탱자’를 더한 오딧세이 IPA 두번째 배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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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어도 먹어보신 분은 드물텐데요. 향은 비현실적으로 상큼하고 향긋하지만 과육이 너무 적고 씨앗이 너무 많다보니 먹는데 효율(?)이 나지 않아, 향기용이나 울타리처럼 관상용으로 많이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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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희도 탱자를 알고는 있었지만 먹어본적은 없었는데요. 잊혀져가거나 사라져가는 국내의 다양한 식재료를 발굴해서 소개하는 ‘아워플래닛’의 김태윤 쉐프님이 만드신 토종 탱자청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맛 본 탱자에서, 아주 신선한 홉에서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인 댕크, 대마스러움을 캐치할 수 있었는데요. IPA로 만들었을때, 홉과 비슷한 계열의 댕크함이 재밌게 살아나겠다!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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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탱자를 구해 제대로 맛을 보니, 댕크함은 물론이고 동양에서 이만큼 짜릿하고 복합적인 시트러스와 정향과 은단을 떠오르게 하는 스파이스 를 가진 과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플레이버가 독특하다 느꼈는데요.

‘미식가들에게 가장 맛있는건 안먹어본 재료다!’ 라는 말이 있죠. 레몬이나 라임 등 이제는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서양의 익숙한 시트러스가 아닌, 스파이스가 함께 전개되는 오리엔탈 시트러스가 오히려 한국 재료이지만 더 생소해서 이국적인 맛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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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탱자를 다듬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느낌이 왔습니다. ‘아 조상님들이 잘 드시지 않는건 이유가 있구나..’ 과육에 털이 있어 세척하는 작업만 3단계에, 씨앗이 너무 많아서 최대한 씨앗을 하나하나 빼야했고, 탱자를 자르면 끈적한 점액이 나와서 칼도 잘 들지 않아 역대 최대의 난이도를 가진 과일이었습니다. (나름 정말 다양한 과일을 접해보았지만.. 아직도 탱자를 뛰어넘는 과일은 본적이 없는.. 탱자 a.k.a 악마의 과일😈)

애당초 생각했던 작업시간을 훌쩍 넘겨 밤 11시까지 야근은 물론 다음날까지.. 1박 2일에 걸쳐 탱자와 사투를 벌였다는 사실. 남들이 하지 않는걸 오히려 좋아하는 반골기질이 아니었다면 중도 포기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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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열심히 다듬은 탱자에 오딧세이 원주를 더해 배럴에서 숙성을 진행했습니다. 발효와 숙성은 단순히 ‘오래 보관한다’ 라는 기능적인 이유만 있는건 아닙니다.

효모의 발효과정 그리고 배럴에서 천천히 산화되며 시간이 지나면, 강력하고 돌출되는 맛 들은 다듬어지고 맛과 맛 사이의 연결성이 강해지며 전반적으로 새로운 깊이의 맛을 만들어주곤 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이 존재하는 미지의 양조사!) 생 탱자 자체로는 산미와 떫은 맛이 있어서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다 생각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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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게 2년이나 걸릴 줄은 몰랐죠! 발효와 숙성 1년차에는 아직 탱자의 떫고 쓴맛이 남아있긴 하지만 타닌감과 바디감으로 변화하고 있었고, 아직은 산미도 정돈되진 않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생소한 시트러스가 매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하지만 서울집시가 추구하는 섬세한 맛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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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년이란 시간을 꼬박 보내고 나니, 저희가 의도한 맥주로 변모했습니다. 탱자의 댕크하고 시트러스 그리고 스파이스한 캐릭터와 어울리는 엘도라도와 시트라 홉을 더해주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