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레시피와 같은 공정의 같은 맥주를 만들어도, 자연에서 온 재료들의 컨디션과 변화하는 외부 환경 때문에 매 배치 마다 초심으로 임해야 하는 맥주 양조. 좋은 맥주를 위해서는 번뜩이는 창의력이나 개성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오래오래 가기 위해서 필요한건 흔들리지 않는 지구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 5월입니다. 5월의 달콤하고 또 쌉쌀한 소식들 전합니다🍫
서울집시의 두 양조사는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푸근(?)한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곁에서 가까이 겪어보면 굉장히 까다롭고 예민한 편인데요. (게다가 스스로도 믿지 않아 두번 세번 확인하는 각종 강박까지..) 하지만 옆에서 관찰자의 입장으로 봤을때, 까다롭고 예민함 그리고 업무에 대한 강박은 양조사라는 직업의 좋은 덕목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맥주는 단순히 재료나 레시피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서 똑같은 결과물이 탄생하는 공산품이 아닌, 온도 0.1도를 어떤 속도로 내리고 올리는지, 효모 개체수를 몇 마리로 유지할 것인지, 어떤 당분을 효모가 먼저 먹게 할 것인지, 홉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투여 하는지, 탄산과 산소를 언제, 얼마나, 어떻게 넣는지와 같은 아주아주 미세하고 수많은 공정들이 모이고 모여서 완성되는 신선&발효식품이기 때문입니다.
(AI가 인간보다 똑똑해지고 인류가 화성에 가네마네 하는 시대이지만.. 아직도 가장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게 바로 발효과학🧬)

스콜위트 찾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여름이 오기 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아쉽게도 이번 배치 스콜위트는 저희가 원하는 밸런스에 살짝 맞지 않다고 느껴져서 버리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발효조까지는 문제 없었는데, 숙성조에 와서 미묘한 밸런스가 어긋나면서.. 정말정말 출시를 바로 눈앞에 두고 버리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양조사들이나 미세하게 알법한 포인트이고.. 어디서 먹어도 충분히 훌륭한 맥주였지만.. 저희 스스로가 세상에서 제일 까다로운 소비자라고 생각하며 우리의 기준을 고수해나가야만, 언제나 믿고 마실 수 있는 서울집시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습니다.

(스콜위트 캔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물론 맥주를 버리게 되면 재료비는 물론 시간과 노동력 그리고 기회비용까지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우리만 아는 아쉬움 때문에, 파는 내내 마음이 찝찝한 것보다는 차라리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마음 편한게 낫겠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더 좋은 맥주 만을 선보이기 위한, 언제든 서울집시에서 어떤 맥주를 골라 시켜도 실패없는 경험을 위한 결정이오니.. 기다려주시는 분들 많은 이해를 부탁드리구요. 곧 다시 맛있는 스콜위트로 찾아 뵙겠습니다. coming soon!
월간집시를 꾸려나가며 맥주에 대한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재미있는 지점을 발견합니다. 에일과 사워가 더 흔했었던 과거에는 황금빛의 밝은 라거가 등장하자 모두가 라거를 더 귀하게 여기며 좋아했고,

이제는 대기업에서 모두 라거를 만들기에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마실 수 있다보니 그에 반대하는 소규모 양조장들은 에일을 더 집중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에일은 더 비싸고 귀하며, 라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술로 인식되기 시작했죠.

(2017년 기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맥주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