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맥주를 만들때, 히트곡 한 두개가 아닌 앨범 전체가 좋은 곡들로 채워진..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앨범 전체를 랜덤재생해도, 한곡만 반복재생해도 빠지는 음악이 하나 없는 그런 수작 앨범처럼 말이죠. 여러분들이 서울집시 Tap List 중에 어떤 맥주를 골라잡아도 실패없는 맥주들을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3월호를 시작합니다!
2017년 소풍세종을 시작으로, 매 년 선보이는 필그림과 제주 화산토 당근으로 도사주한 토끼세종까지! 오랜 세종 출시 역사로 서울집시하면 saison을 떠올려주시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서울집시 대표 세종 ‘필그림’의 새로운 배치를 소개합니다!

세종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 처럼, 벨기에의 농주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농사를 지으면서 새참으로 곁들였던 막걸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전통적으로 추수가 끝난 후, 남은 곡물들로 다음 해에 마실 맥주를 담궈두었습니다. 오래 저장 해야하니 보존을 위해 홉을 더해 호피하고, 일하면서 갈증해소가 필요하니 드라이한게 특징입니다.

서울집시의 필그림은 벨기에 농주의 전통 테크닉인 통곡물과 Step Mash 기법을 이용하면서, 서울집시의 비법 House 효모에 아메리칸 홉을 이용해 세종을 모던하게 재해석한게 특징인데요. 이번에는 이전 배치들과는 다르게 미국 홉과 뉴질랜드 Nectaron 홉을 함께 사용해 변주를 주었습니다.

Nectaron 홉은 개발한지 17년만에 정식 출시된 비교적 최신의 홉인데요.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닮은 듯, 굉장히 싱그럽고, 패션푸룻이나 파인애플, 복숭아, 자몽 등 열대과일의 달콤한 캐릭터와 시트러스가 굉장히 선명한게 특징입니다.

(참고 : Nectaron 홉 플레이버 노트)

세종의 매력에 홉의 역할이 이렇게나 중요했어? 싶게 홉의 캐릭터가 인상깊게 다가오는 이번 배치입니다. 마치 레몬캔디나 복숭아 꽃이 떠오르는 향긋함에 마시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세종 특유의 드라이함으로 음용성은 좋으면서도, 입에서 아주 살짝 스쳐지나가는 홉과 효모가 만들어내는 달큰함을 즐겨보세요! (벌써 8잔 연속드신 분 계시다고 제보 받았습니다 ㄷㄷ)

솔직히 노동주라고 만들었는데.. 노동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고 누워서 일광욕하며 맥주나 마시고 싶게 만드는.. 반노동주 필그림. 서울집시 한남점, 종로점에서 만나보세요! (Keg Only로 출시되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은 창조적이고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걸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저희에게는 엄청난 압박감에 짓눌리는 일이기도 하죠. 특히나 맥주는 재료를 넣는다고 해서 1+1=2 과 같이 더해지는 개념이 아니라, ‘발효’라는 과정이 있기에 A+B=C 와 같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 생명체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양조장에선 매일 열띤 토론중)
양조장을 시작하면서 21년보단 22년이, 22년보단 23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씀드렸던건 바로 배럴 맥주들 때문인데요. 배럴 한 통 한 통을 마치 팔레트의 색상처럼 다양한 맛으로 채워, 저희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