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2021년 6월에 서울집시에 합류해서 월간집시를 쓰기 시작했으니 벌써 만 삼년하고도 반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늘 양조장의 관찰자로, 뒤에서 그림자처럼 이야기를 전해왔는데요! 2025년의 첫번째 월간집시는 편집자인 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사실 MBTI P 성향에 거의 100%에 육박하는 저에게는 매 월 마감일이 있는 이 업무가 꽤 버거웠습니다. 월간집시지만 월말집시가 된것 다들 아시죠? (🥹) 그래도 서울집시에 합류해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하면..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월간집시를 써나갔다’ 인 것 같습니다.

(케그워셔를 책상 삼아 캠핑의자에 앉아 쓰던 첫 월간집시)
월간집시의 시작은 양조장에 합류하고 보니, 맥주 하나를 만드는데 이렇게 많은 고민과 고생을 하고 있는데.. 말이 없어 생색(?)을 전혀 내지 않는 양조사들이 답답해서 ‘말 많은 내가 대신 말해주자!’ 라는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너무 과묵한 우리 양조사들..)
일반인들의 시각에서는 맥주라는게 마시기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이다보니 만들기도 쉬울거라 지레짐작 되는데요. 저도 그랬습니다.

(아웃핏은 나도 양조사!)
하지만 실제 양조 과정을 가까이에서 직접 들여다보고, 공부를 해보니.. 도수가 낮아서 그만큼 더 연약하고 그 뜻은 작은 요인에도 변질되기 쉽고, 발효의 산물이기에 관리해야 하는 온도, 습도, 산소 접촉여부 등의 변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높은 수준의 퀄리티와 디테일을 목표로 한다면 너~~무 까다롭고 예민한 술이었습니다.

그럼 우리 양조사들의 생각을 잘 알려보자! 우리 양조사들이 얼마나 집요하고 예민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며 일하시는지.. (가끔 옆에서 보는 사람도 질림),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본인들의 결과물에 집착하는지, 떳떳한 맥주만을 선보이고 싶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큰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완성된 맥주를 버리거나, 얼마나 맥주에 헌신하고 있는지를..

(겉보기엔 푸짐하고 성격 좋아보이죠.. 속지마..🙅♀️)
결국 양조장은 양조사 그 자체가 차별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걸 잘 알릴 수 있는 포맷은 호흡이 길고 느릴 순 있어도.. 이렇게 매 월 줄글로 전하는 뉴스레터가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원래 보편적인(?) 회사에 다니던 아주 노말한 일반 사무직 직장인이었습니다. IT 업계에 7년간 몸담으며 기술을 선도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회사들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디지털 상에서의 가치들.. ctrl + c, ctrl + v가 꽤 쉬운 그런 환경에서 업을 하다가.. 땀 흘린만큼 결과가 나오는 (가끔은 땀도 배신하는), 자연에서 오는 물성이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지는, 실물경제의 끝판왕인 제조업으로 이직을 한 것은.. 어쩌면 세상이 진화해가는 방향에 역주행을 한걸지도 모르겠습니다.